20살에 작곡했었던 가곡 '하관',
13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모든 것에 표현과 철학을 쏟아냈던 20살의 내 자신이 참 신기하다.
2002년 9월초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직접 보고 느낀 "하관"과 그 외 것들, 마침 그때 보았던 박목월의 시 "하관", 제가 생각한 또 다른 "하관"이 가곡 "하관"을 만들게 했습니다.
이 곡은 전체적으로 무거움, 그리움, 그리고 슬픈 곡입니다. 임의적으로 곡의 표현을 위해서 시어의 반복을 하였습니다. 그 부분은 각 연의 설명을 하는 마지막부분에 하겠습니다.
전주는 "매우 느리고, 무겁게, 엄숙하게"로 시작하여 곡의 전주부분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. 우선 1연의 전체적인 것은 하관 하는 장면입니다. 처음에 "손에 장갑을 낀 채로 피아노의 최저음현 4-5개를 직접 손으로 치는 것"은 느리게 움직이는 관, 그 뒤를 느리게 따라가는 사람들이 슬피 우는 것을 상징하며 그 소리는 귀에 따가울 정도로 엄숙하기만 합니다. 그 다음에 나오는 오른손의 단순한 선율인 "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야? 이야?"하고 부르는 만가(輓歌)는 요령(搖鈴)과 같이 쓰이게 됩니다. 만가와 요령은 이 곡에 맞게 변형이 되었습니다. 전체적인 전주의 의미는 "하관을 하기 위해 관을 옮기고 있다" 라는 것입니다.
1연의 주제는 "아우의 죽음-장례의 모습"이며 "하관의 이미지를 떠올려서 무겁고 엄숙하게"로 시작하여 화자가 죽은 동생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슬퍼하는 장면으로, 단 두 개의 화음으로 극히 단순하게 하였습니다. 이 부분은 1연의 특징에 맞게 독백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청중에게 가사 전달과 인상을 확실히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
2연의 주제는 "장례 후 꿈속에서 본 아우"입니다. 시작은 "기대감을 가지고"로 시작하며 1연과 연결하여 "매우 여리게" 시작하는 피아노의 테마를 그대로 살려 노래가 "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"라고 부릅니다. 이 부분은 꿈속에서 만난 아우와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으며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. 그 다음은 반음이 쓰이는데 죽은 아우가 있는 세계인 저승을 상징합니다.
3연의 주제는 "이승과 저승의 대한 거리감과 아우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"으로 "애절하게"로 시작하게 되며 3연에서의 "형님!"이 나오기 전까지는 망연자실한 화자의 모습을 표현하였습니다. 그 다음 나오는 "형님!"은 "무겁게"하여 전보다 거리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한 옥타브 낮은 음역으로 형님을 부릅니다.
제가 주관적으로 만든 4연에서는 1연의 시어에서 발췌를 하여 "관이 내렸다 /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/ 좌르르 / 하직했다."를 사용하였습니다. 1연의 하관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. 그 이유는 1연의 하관은 땅속에 묻는 장례 모습이며 4연은 화자의 마음속에 묻는 장례 모습이기 때문입니다. 4연 처음에 나오는 "마음속의 하관. 전보다 더 무겁고 더 엄숙하게"하여 마음속의 관을 옮기며 "손에 장갑을 낀 채로 피아노의 최저음현 4-5개를 직접 손으로 mf(조금 세게)로 치는 것"은 느리게 움직이는 관, 그 뒤를 느리게 따라가는 자신입니다. 성악가의 노래를 한 다음 피아노는 다시 만가를 노래합니다. 순서를 본 다면 전주와 같이 "피아노의 최저음현을 손으로 침 - 만가 - 성악가" 순서이지만 4연에서는 "피아노 최저음현을 손으로 침 - 성악가- 만가"의 순서로 하였습니다. 이것은 정상적인 순서가 아니라 마음속의 하관을 하며 그의 심정은 전에 그리움이 떠나가지 않는 착잡함과 함께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이 순서가 정상적이지